주호민이 한동안 생방송을 통해 만화가 지망생의 작품을 피드백해준 적이 있었다. 난 그 컨텐츠의 애청자였다. 거기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가독성이었다. 읽히지 않으면 그리지 않은 것과 같아요. 만화의 그림체나 소재가 아무리 좋아도, 만화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으면 만화가로 데뷔하기 어렵다는 말이었다. 생각해보면 코드도 그렇다. 코드도 하나의 문서이고, 사람이 읽는 대상이다. 어떤 코드가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사용하고 알고리즘이 효율적이어도 읽기가 너무 어렵다면, 그래서 유지보수하기 어렵다면, 그 코드는 특정 시점의 특정 환경에서만 잘 돌아가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결국 쓰이지 않게 될 것이다. 만화가 잘 읽히려면 여러가지 방법이 있었다. 글자 크기를 키우거나, 구도의 종류를 다양하게 한다던지, 컷의 크기..